지인이 갑자기 연락이 와서

자기 밭 근처에 있는 야생 고추냉이 2주

뽑아놨다고 가져가라고 했다.

(미리 말이라도 해주시지! 😂)

 

고추냉이는 예민한 아이라서

환경이 달라지면 급격히 시드는 걸 알기 때문에

최대한 빨리 가져왔는데도

이 모양...😥

 

 

으아... 살릴 수 있을까?

쪼글랑방탱이 상태였다. 😥

꽃대도 어느 정도 맺힌 녀석들이었던 것 같은데...

 

 

나름 넓은 화분에

상토를 정성스레 깔고

2주를 심어줬다.

힘이 없어서 바닥에 누웠다 😣

힘을 내자! 와사비들아

 

 

그래,

너희는 물을 좋아하는 아이들!

듬뿍듬뿍 물주기 😃

 

 

(화분에 심은지 3일 뒤)

살아날지 죽을지...

아직은 알 수 없는 상태였다.

 

 

(화분에 심은지 6일 뒤)

어?

줄기와 잎에 힘이 좀 생긴 듯...😄

 

 

하지만 꽃대는 못 살릴 것도 같았다..

 

 

(화분에 심은지 7일 뒤)

더 싱싱해 보였다.

살아나는가!?

 

 

(화분에 심은지 8일 뒤)

줄기가 좀 더 일어섰다?

 

 

(화분에 심은지 12일 뒤)

큰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

이제는 그냥 죽을 것 같지는 않았다.

 

 

(화분에 심은지 18일 뒤)

잎맥이 싱싱하고,

잎 자체가 활짝 폈다.

 

 

꽃도 다시 폈다!

거의 죽었다가 살아난 이 고추냉이 모종에서

채종까지 가능할까?

씨앗 꼬투리를 기대해 본다.

 

 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자연산 고추냉이를 본 적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?

산에 갈 때마다 눈을 씻고 찾아봐도 볼 수가 없다.

그런데 지인이 우연히 발견했다고 연락이 와서 찾으러 가봤다.

한적한 소로를 따라가본다.

 

밭에는 부지깽이, 눈개승마 등 봄나물이 한창이다.

어딘지 몰라서 계속 가다보니

처음 가보는 길이 나온다.

왠지 물소리가 조금이라도 들리는 곳으로 가야될 것 같아서

인적이 없는 계곡가로 내려가 본다.

 

가파른 산길 가에는 흔하디 흔한 전호나물도 엄청 많지만

흔하게 볼 수 없는 식물들이 많아서

발걸음을 멈추게 되었다.

 

꽃을 예쁘게 피운 섬노루귀(좌), 큰 연영초(우)
섬말나리

계곡이 깊다...

아주 오랫동안 인적이 없었던 것 같다.

 

 

비탈 위로는 7년 이상은 되어 보이는

큼지막한 산마늘들이 수북히 자라고 있다.

 

 

잎이 큼직큼직한

섬노루귀들도 군락을 이루고 있다.

 

 

예전에는 물이 많이 흘렀던 곳 같기도 하고

지금도 물이 적게나마 흐르고 있다.

충분히 고추냉이가 서식하고 있을 환경이다.

조금 위험하지만 고목을 밟으면서 더 내려 가보니

그런데 계곡만 더 이어질 뿐, 근처에 고추냉이는 보이지 않는다.

여기가 아닌가?!

 

관중독도제비꽃도 보인다.

인적이 없어서 그런지 뭐가 많긴 많은 곳이다.

 

관중(좌), 독도제비꽃(우)

 

왔던 길을 돌아나와서

다른 산길로 올라가본다.

지인에게 전화를 해보니

이 길이 맞는 것 같다. 두근두근 🐤

 

 

산길 옆에 고추냉이가 있을리가 없다...

길가에 쓰러진 고목 밑으로 기어들어가서

경사가 심한 곳으로 5m 정도 올라가 본다.

달래가 많다. 한 번 캐러 와야 되나?

그런데 경사가 심해서 서있기도 힘들다.

 

 

달래보다 1~2m쯤 더 위를 쳐다보니,

엇? 고추냉인가?!

했는데...머위다.

 

 

그 옆에는...

머위가 아니다.

와, 고추냉이! 😀

잎의 광채가 좋은 대품이다.

 

경사를 따라서 조금 더 올라가 보니

좀 더 있다.

 

꽤나 많이 모여있다.

이 정도면 군락지라고도 할 수 있겠다.

이런건 처음 본다. 감동~😊

 

 

하얀 고추냉이 꽃도 피어있다. 

 

 

근처를 살펴보니 계속 나온다. 

10포기는 더 되는듯?

 

 

계곡도 아닌 이곳에

왜 이렇게 많은 고추냉이가

자생하고 있는지가 궁금하던 찰나,

위쪽의 벽면을 보니 소량의 물이 흘러내려오고 있다.

고추냉이는 물이 흐르는 곳에서 잘 자란다.

내가 밟고 있는 흙도 축축해서 신발이 엉망이 됐다.

 

구경하겠다고 따라온 다른 지인이

꽃이 이쁘다며 한송이를 따 버렸다.

인터넷에서도 찐을 구하기 힘든 고추냉이 씨앗

잘 영글고 있는 꽃을 왜 땄냐고 따질 수도 없고...😥

사진이라도 한 장 남겨준다.

 

내려가다 보니 산길 옆에도 작은 한 포기가 있다.

아마도 위에서 씨앗이 떨어진 것 같다.

 

 

5월쯤 다시 와서 까맣게 익은 씨앗꼬투리를 채종해 볼까?

필요하신 분들과 씨앗나눔이라도 해보고 싶다.

 
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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