지난 번에 포스팅했던
산에서 뜯어온 부지깽이들...!
https://plant-laboratory.tistory.com/19
나물로 무쳐먹기에는 많은 것 같아서
전부 다 장아찌로 담그기로 했다.
준비물: 간장, 식초, 설탕
쿠팡에서 주문한 간장 말통, 식초 말통....
아무리 기다려도 오지 않아서
결국 작은 걸 샀다.
명이나물 장아찌도 아니고
웬 부지깽이 장아찌냐고 할지 모르겠다.
그런데 부지깽이 장아찌는
명이나물 장아찌 동급 이상의 충분한 맛이 있고
향은 오히려 더 좋은 것 같다.
다만 이렇게 만들어서
많이 유통하지 않을 뿐이다.
얼마나 맛이 있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간장을 부었다.
비율을 재는 도구로는
바가지를 선택했다.
장아찌만큼이나
레시피가 많이 다른 음식이 또 있을까 싶을만큼
물어보는 집마다 하는 방법이 다 다르다.
정답은 없는 것 같다.
옆에서 가르쳐 주시면서 도와주시는 분이
하는 법을 따르기로 했다.
간장 : 물 = 1 : 3
간장은 1바가지를 넣었으니,
물은 3바가지를 퍼넣었다.
설탕도 1바가지 투입
간장 : 물 : 설탕 = 1 : 3 : 1
식초는
1/2보다는 많고 2/3보다는 적게 넣었다.
간장 : 물 : 설탕 : 식초 = 1 : 3 : 1 : 2/3(?)
설탕이 잘 녹도록 휘휘 저어준 다음, 맛을 봤다.
설탕이 좀 부족한 것 같기도 해서
설탕을 조금씩 더 넣으면서 간을 봤다.
간이 적당하다 싶어지자,
소스를 끓일 냄비에 몽땅 부어줬다.
한소끔을 끓였다.
버너로 끓였더니 잘 안 끓었지만...😂
김이 모락모락!
한참동안 식혀주었다.
뜨거운 상태로 부어버리면
나물이 익어버리기 때문에 잘 식혀주는게 중요 🙂
소스가 식는 동안,
이번에는 냄비에 물을 끓여
생나물을 살짝씩 데쳐주었다.
안 데쳐도 된다고는 하는데, 식감이 더 나을 것 같아서 데치기로 했다.
선택의 문제인 듯...
끓는 물에서 앞뒤로 잠깐씩 데친 부지깽이들은
찬물에 바로 헹궈주었다.
양이 좀 되니까 조금 힘들었다.
자연상태에 있던거라,
몇 번을 씻어도 이물질이 조금씩은 보였지만
최대한 깨끗이 씻었다.
채취한지 2일이 지났지만, 냉장고에서 보관해서 그런지 싱싱했다. 😁
드디어...
간장소스가 식자
살짝 데쳐놓은 부지깽이 위로 부어주었다.
간장소스가 잘 스며들도록
무거운 돌을 올려놓는게 보통인데,
주변에 깨끗한 돌이 안 보였다.
페트병에 물을 채운 뒤 위생봉투로 싸서
깨끗한 돌을 대신했다.
숨이 죽기 전이라,
간장에 비해 나물이 너무 많은 느낌이었다.
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뚜껑을 덮어주고
상온에서 숙성을 시작했다.
맛있게 될 것 같았다.
(2일 뒤)
뚜껑을 열어보니, 마치 간장이 늘어난 것 같다.
부지깽이들의 숨이 많이 죽었다.
맛을 살짝 보니 나물에 소스맛이 베이고 있었다.
(3일 뒤)
이제는 아예 간장소스 수위 아래로
부지깽이들이 내려갔다.
맛을 한 번 보니
새콤달짝한 것이 괜찮은 것 같았다.
간장:물의 비율이 1:3이라,
늘 먹던 짭쪼롬한 맛은 아니었지만
반찬으로 먹기에는 오히려 더 적당할 것 같았다.
지퍼백에 담고,
소스를 채워넣었다.
듬뿍듬뿍 넣었는데도 7봉지나 나왔다.
주변에 선물로 드려야겠다.
고기랑 같이 먹으면
정말 맛있을 것 같은 비쥬얼...😉
소스가 아까워서
쬐끔 갖고 있었던 명이나물도 절였었다.
그냥 막 넣고 절여서 모양은 볼품 없지만...
소스가 좀 남았는데,
다음에 쓸 수 있을 것 같았다.
위생봉투에 담아둔다.
다음에는 명이 장아찌를 담궈야지 😃
그런데, 재미있긴 한데...
사실 좀 힘들긴 했다.
사람들이 왜 돈주고 사먹는지 알 것 같다. 😏